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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팩 문제로 고사직전으로 몰리는 현대로템

2017년 11월호 기사


한국형 전차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


글 : 이치헌


본지는 지난 4월호와 6월호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K2 전차 후속 양산의 현실과 그에 따른 대안을 논한 일이 있다.


K2 전차의 후속 양산 지연으로 인하여 우리 군의 기갑 전력 강화 계획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는 곧 노후 전차의 장기 운용으로 이어져 전력 공백이 현실로 다가오는 실정이다.


전차 전력 강화가 시급한 이유


1) 북한의 대남 전략과 기갑 전력


북한은 핵과 미사일, 방사포 등 비대칭 전력으로 초반 기선 제압 후 정규군 전력을 투입하여 미군이 본격 증원되기 전인 개전 후 7일 이내에 한반도 전역을 점령하려는 이른바 ‘7일 전쟁’을 계획하고 있다.


적은 개전 후 단시간 내에 FEBA(Forward Edge of Battle Area ; 최전선 전투지역)-A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우선 대량 포격 후 기갑 전력을 앞세워 아군 방어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다.


속전속결을 추구하는 적은 개전 초 수일 내에 아군 지상전력을 상대로 화력과 기동 전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며, 해군은 제해권 장악, 공군은 제공권 장악과 대화력전, 종심지역 타격 임무에 주력해야 하므로 이 기간동안은 순수 지상군 전력만으로 적의 주력을 방어해야 한다.


진격해오는 적을 방어하고 이후 반격 작전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하여는 강력한 기갑 전력이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북한의 기갑 전력은 4,100여대의 전차를 보유하여 우리 군보다 양적으로는 우세하나, 최전방인 전연군단에 배치된 전차 전력은 T-54/55 및 59식 등 1세대 전차이며 후방 기계화군단의 주력 전차도 T-62와 천마호 등 2세대 전차로 질적으로는 우리 군에 미치지 못한다.


1990년대 초에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기는 했지만 북한이 T-72 전차를 도입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고, 이는 비록 오정보였으나 K1A1 전차 개발 등 우리 군 기갑 전력 강화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였다.


최신형 전차로 알려진 선군호는 평양방어사령부와 류경수105땅크사단에 배치되어 있으며 포탑에 SA-16 대공미사일과 열압력탄 발사기를 장착하였고 전자식 사격통제장치와 레이저 경보장치 등을 갖춘 것으로 추정되나, T-62를 기반으로 성능을 개량한 버전이므로 뒤떨어지는 운용 편의성과 115mm 주포의 느린 발사 속도(3~4발/분), 짧은 유효사거리(1.5km) 등 T-62의 한계를 그대로 계승하였다.


현재 군 당국은 선군호를 3세대 전차로 보고 있지만 실상은 2세대 전차가 맞을 것이며 120mm 주포를 장비한 K1A1 이상급 전차로는 충분히 상대가 가능하지만, 1세대 전차인 M48 전차는 피해가 클 수 있다.


 확실한 전쟁 승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적에 비해 압도적인 전력을 갖추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것이 우리 군 기갑 전력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2) 우리 군 전차 전력의 현실


우리 군은 K1/K1E1 전차 1천여대와 K1A1/A2 전차 480여대, K2 전차 100여대 등 미 육군과 러시아 육군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3세대 이상급 전차를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곧 도태할 것으로 알려졌던 3기갑여단의 러시아제 T-80U 전차도 BMP-Ⅲ 보병전투차와 함께 수명주기까지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M48A3/A5K와 같은 1세대 전차(성능은 2세대급이지만 하드웨어는 1세대이다) 역시 800여대를 현용 전력으로 운용중이며, K2 전차의 추가 양산 지연으로 인하여 당분간은 이 1세대 전차들을 계속 운용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군이 운용중인 M48A3K(90mm 주포)와 M48A5K(105mm 주포) 전차 모두 레이저 거리 측정기와 측풍 감지기, 디지털 탄도계산 컴퓨터 등을 적용하는 사격통제장치 개량을 실시하였으나, 마지막으로 생산된 차체가 1959년산이라는 점이 말해주듯 차체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며 주조 방식으로 제작된 차체라 성형작약탄에 매우 취약함은 물론, 열상장비 없이 적외선 서치라이트를 사용하는 야시장비로 야간 작전이 제한되어 현대전에 적합하지 않은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750마력의 파워팩 출력 때문에 방호력 등 확장에 한계가 있으며, 노후화로 각종 부품이 단종되어 원활한 군수지원이 제한되므로 조속하게 대체해야 할 장비라 할 수 있다.


적을 압도할 수 있는 강력한 전력을 갖추기 위하여는 K2 전차를 정상적으로 추가 도입하고 K1 계열 전차의 성능 개량을 조속히 추진함과 동시에 M48 계열 전차를 도태하여 모든 전차를 3세대 이상급으로 장비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현재 군 당국은 전술한 기갑 전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들을 모두 인식하고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하여 K2 전차 추가 양산 및 K1 계열 전차 성능 개량을 추진하고 있다. 여러 방안들을 생각해보더라도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은 K2 전차를 목표 대수만큼 양산, 배치하는 것이며 이는 주적인 북한에 대한 대응책을 넘어서 동아시아 전차 강국으로 가는 길임이 명백하다 할 것이다.


 K2 전차의 1차 양산분은 최초 개발시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독일제 파워팩(MTU 1,500마력 MB-883 Ka501 V12 수냉식 디젤엔진 + RENK HSWL-295 자동변속기)을 적용하여 양산하였고, 2차 양산분부터 국내 개발 파워팩(두산인프라코어 DV-27K 1,500마력 디젤엔진 + S&T중공업 EST15K 자동변속기)을 적용하여 양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애초에 기술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한 개발 일정(5년, 시제품 개발까지 약 3년)을 추진하여 시험 평가에서 각종 결함들이 속출하였고, 우여곡절 끝에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아 2차 양산을 개시한 현 시점에도 양산이 불가능할 정도의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S&T중공업의 변속기는 양산품 단품 내구도 검사를 7차에도 통과하지 못하여 심각한 품질 불신을 보여주고 있으며, 문제를 모두 해결하여 단품 내구도 검사를 정상적으로 통과한다 해도 성능 검사와 3,200km 주행성능 검사를 모두 통과해야 본격 양산에 들어갈 수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전력화 시기기 늦춰지고 있다.


 S&T중공업은 지난 4월, 방위사업청이 결함 원인을 조사하기 위하여 봉인해놓았던 K2 전차 변속기의 봉인을 무단으로 해제하여 정비하였으며 그 때문에 원인을 신속하게 규명할 수 있었다고 항변하였지만, 이 사건으로 방위사업청은 S&T중공업 관련자들을 형사고발하였고 체계개발업체인 현대로템 역시도 협력사의 위법행위로 인해 부정당업체로 제재를 받을 뻔했다.


이후 본지의 취재 결과 S&T중공업이 현 변속기 내구도 평가기준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서 시험 규격 변경을 요청해온 사실이 확인되었는데,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은 현재 최초 생산품 검사는 양산 전 단계인 체계개발이나 시험평가 단계가 아니라 계약 내용과 규격에 따라 실시하는 양산 단계이므로 계약 및 규격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전술했듯이 우리 군 기갑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K2 전차를 목표 수량대로 조속히 양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K2 전차 개발 및 생산업체인 현대로템 공장에는 본래 2차 양산 초도분으로 출고 예정이었던 K2 전차 차체 40여대가 파워팩 문제로 인해 출고하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신속한 전력화와 품질 보증을 위하여 이제는 대책을 생각해야 할 시기가 왔다. 본지 6월호에서도 제안하였지만 현재 K2 전차 파워팩 구성요소 중 엔진은 단품 내구도 검사를 통과한 상황이므로 일부 물량이라도 1차 양산분에 적용하였던 RENK제 변속기를 적용하여 양산 및 전력화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인 대책 이다.


RENK 변속기는 이미 K2 전차 개발 초기부터 MTU 엔진과 조합한 파워팩으로 탑재되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1차 양산분으로 성능을 입증하고 있으므로 국내 개발(두산) 엔진과 조합하여도 제 성능을 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조합 후 성능검사와 주행성능 검사를 거쳐야 하는 것과 부조화 등의 변수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제품 자체에 중대한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무난하게 양산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산 변속기 개발을 중단해서는 안되며 전력화가 시급한 2차 양산분의 초기 일부 물량만 RENK 변속기를 적용하여 양산하고, 국산 변속기의 문제를 해결하는대로 완전한 국산 파워팩을 적용하여 양산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일 것이다.


신속한 전력화가 필요한 현 상황에서 발등의 불은 국외 도입으로 끄더라도, 이미 시작한 국내 개발 사업은 국방력 강화 및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볼 때 계속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현재는 일단 K2 전차 추가 양산을 본 궤도에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2017년 11월29일 22시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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