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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대한민국 함정 수출 확대 어떻게 할 것인가

최태복 대외협력(SC)담당 이사 -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대한민국은 조선기술과 건조능력에서 세계 1위에 올라있다.

그렇다면 군함을 건조하는 세계 1위 기업은 어디일까?

매출 기준으로 볼 때 함정 건조능력 세계 1위는 미국의 제너럴 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이며 2위는 영국 BAE Systems이다.

글로벌 방산기업 순위에서 함정을 건조하는 기업은 100위권 내에 13개 회사가 있으며, 한국의 함정 건조기업은 100위권 내에는 들지 못하고 있다.

비약적으로 발전해온 한국해군의 성장에 한국의 조선기업이 비중 있게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함정 수출에서는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K-함정 수출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공론의 장이 마련되길 바라며 한국함정 수출전략을 제언한다.

SIPRI 2021 기준 함정업체 순위

글로벌 함정 수출시장 규모는 향후 10년간을 전망해보면 약 9,930억불로 추정되며 한국산 함정을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의 규모는 약 590억불 수준으로 전망할 수 있다.


이는 세계의 함정시장 중에서 자국건조와 수출금지 국가 등을 제외한 수치이다.

제인스(JANES) 연감의 자료를 재구성하여 함종별 수출규모를 정리해보면 다음의 도표와 같다.

JANES Forecast 2022~2031 자료

 

또한, 지난 20여 년간 글로벌 방산규모는 명목성장률은 194%, 실질성장률은 90%에 달하여 2배 이상의 성장을 지속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함정분야의 매출은 2배 이하로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업체 순위는 큰 변화가 없이 견고하게 안정화되어 있다.

이러한 통계는 세계 함정수출 시장에 먼저 진입한 선진국의 기업들이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것이다.

SIPRI 2002-2021 방산업체 매출 현황

함정사업은 방위산업의 범주에 있지만, 단일 무기체계가 아닌 복합무기체계라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함정사업을 주관하는 체계종합업체는 함정에 탑재된 통합전투기능, 항해・조함기능, 통신기능, 기관・


손상통제기능 등과 관련된 체계를 유기적으로 통합 및 최적화하여 통합전투성능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수행하여야 한다.

함정체계및 타 체계무기 체계 사업

 함정은 복합무기체계로서 사업기간과 방법, 무기체계의 성격, 연구개발 및 양산 등 모든 과정에서 다른 무기체계사업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한성재, 『함정사업의 효율성 증진 방안(WBS 표준화 및 사업/기술관리 방안을 중심으로)』 (한국방위산업진흥회, 2019), p. 2.
 

함형별로 탑재되는 전투체계, 무장 및 탑재 장비도 각양각색으로 이뤄져 구매국에 따라 다양한 옵션이 요구되어 함정수출 사업은 구매국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연구개발(기본설계)로 착수하고 후속 함정 구매는 제한되고 있다.

미 해군 NAVSEA(Naval Sea Systems Command Instruction 4790.01A)에서 정의하는 함정 작업분해도(WBS: Work Breakdown Structure)에 따르면 함정건조비는 8개 분야로 분류되고 전투체계 획득사업은 별도사업으로 관리된다.

함정건조비의 구성

또한 함정 획득비는 함유형에 따라 전투체계가 차지하는 비용의 비중이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함건조비의 구성 항목에서는 노무비의 비중은 고정된 값으로 유지되는 반면에 설계비와 재료비의 비중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앞의 논문, pp. 2~3.
 
이에 반해 국산 함정의 건조비를 보면 재료비의 비중이 80%에 달할 정도로 과중하며, 재료비 중에서는 정부 주도의 관급장비와 업체 주도의 도급장비로 구분하여 관리하고 있다.

획득비 및 건조비

어느 나라든 무기를 수입하는 입장에서는 전량 구매하는 것보다는 기술도입을 통한 현지생산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함정수출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함정의 국내건조와 구매국의 현지건조는 인력운용, 설계 및 생산설비, 재료비, 협력업체 등에서 기회요소 보다는 리스크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면 국내에서 건조하는 것이 사업의 경제성, 안정성 등 모든 것을 담보할 수 있으나 구매국의 사업관리 지원을 위한 비용은 추가 발생된다.

반면에 현지건조를 할 경우에는 인력숙련도, 현지 협력업체 등의 여건이 불미할 경우 건조기간과 비용이 더 늘어날 개연성이 높고 양산단계에서도 생산설비에 맞는 생산설계 등의 추가적인 소요가 발생한다.

국내건조와 현지건조 비교

지금까지 HD현대중공업은 총 14척의 함정을 수주했다.
1988년 뉴질랜드 AOE 시운전

1987년 뉴질랜드 군수지원함(AOE)을 처음 인도한 것을 시작으로 1997년 방글라데시 경비함, 2001년 베네주엘라 군수지원함(AOE), 2020년에는 뉴질랜드 군수지원함을 각 각 인도했다.
2020 필리핀 호위함 호셀리잘함

전투함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필리핀 2,600톤급 호위함 2척을 각 각 인도했고 2021년에는 필리핀 3,100톤급 초계함 2척을, 그리고 2022년에는 원해경비함(OPV: Offshore Patrol Vessel) 6척 수출 계약을 맺었다.
2021 필리핀 호위함 안토니오 루나함

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 함정의 후속 수주를 성사시킨 것은 매우 이례적인 성과이며 이는 원해경비함 표준선을 미리 개발한 것도 하나의 성공 요인이 됐다.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원해경비함(OPV) 표준선(HDP-1500Neo)은 1,500톤급으로 ‘장기간 지속 항해’가 가능하며, 헬기/무인기 탑재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또한 탑재 장비 변경이 가능한 ‘모듈식 선체’ 설계를 적용하여 융통성 및 확장성을 제공함으로써 구매국의 요구를 적극 반영할 수 있는 맞춤형 건조가 가능하다.
HDP-2200(필리핀 수출용 원해경비함


  HD현대중공업은 수출함정과 함께 해외 MRO 사업도 처음으로 수주했다. 필리핀 수출함정(호위함)에 대한 함정 수명주기 관리 서비스(MRO: 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ng) 사업은 해외사업으로는 최초로 맺은 계약이며 이를 통해 함정수출 영역을 확장하고 수출함정에 대해서도 최적의 운용 여건을 제공하게 됐다.
 
이와같이 함정 수출에서 3가지 유형의 수상함 10척을 연달아 수주하고 이어서 MRO 사업까지 패키지로 사업을 확장한 것은 함정수출 역사상 처음 달성한 성과이다. 이는 함정의 ‘상호운용성’, ‘MRO’ 측면에서 운용국가와 수출한 업체 간에 상호 Win Win 할 수 있는 성공적인 사업모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함정 수출시장의 전망은 어떨까? 안보위협과 해양 갈등으로 함정 소요는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또한 함정은 기본 선령(30년)에 제한이 있어서 노후 함정교체와 현대화 소요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필리핀 해군현대화 계획처럼 대부분의 국가는 함정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함정 총수명주기에 대한 운영유지(MRO) 소요도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기술발전에 따라 유인전력을 인력절감형 유무인 복합전력 전환하거나 에너지원의 근원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서 짚어야 할 것은 국산함정의 해외경쟁력이다. 이를 SWOT 분석 기법으로 정리해보면 다음 도표와 같다.

함정 방산경쟁력

  이상에서 제시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국산함정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의 뛰어난 조선역량을 바탕으로 맞춤식 수출전략을 구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까지의 함정수출 실적과 잠재적인 역량에 기초한 한국방산의 함정분야 수출 특화전략을 제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함정수출 패키지 전략’이다. 이는 수출용 표준선을 개발하여 대량 공급하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수요가 있는 원해경비함(OPV) 표준선을 개발하여 각국 해군의 현대화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원해경비함(OPV) 플랫폼을 톤수별로 다양하게 개발한 후 이를 기반으로 구매국의 스펙을 적절히 반영하여 개발비를 절감하고 양산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면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교육훈련장비와 수리부속을 확보해주고 국제공동연구개발 즉, 동일 함형의 수요국가를 패키지로 묶어 공동개발 및 양산으로 건조단가를 절감하고 MRO사업의 안정적인 Supply Chain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 외에도 방산국 간 협력방안으로 선도함 건조 기간 중 현지조선소 인력을 국내 조선소에 파견하여 기술 숙달과 함께 국내 조선인력의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소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현물 대납 등 다양한 방식의 정부 간 협력방안도 적극 고려해 볼 만하다.
 
둘째, 풍부한 경험이 축적된 국산함정 공유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이다.

한국은 1950년대부터 시작된 군사원조 수혜국 시기를 거쳐 1980년대부터 독자적인 국내 함정건조 기반을 조성하였고 1990년대부터 잠수함, 구축함의 국산건조시대를 여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며 함정건조의 단계적 발전 프로세스를 완성하였다.

한국은 항공모함, 원자력 추진동력 기반의 함정을 제외한 모든 유형의 함종을 개발한 실적과 High-Low 전 구간의 함정 건조 기술과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각국의 해군 현대화 계획에 최적화된 함정건조 기반을 제공하기에 충분한 조건이다.
함정의 국제적 공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국해군은 미국에서 퇴역한 군함을 다수 운용했으며 지난 2016년 12월, 美해군에서 도입한 마지막 함정이었던 평택함(구조함)을 퇴역시켰다. 평택함은 1968년 영국에서 건조된 후 1972년부터 1996년까지 미국에서 임무 수행 후 퇴역한 상태에서 1997년 한국해군이 인수해 재취역한 함정으로서 우방국 간에 함정을 공유한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되었다.


한국해군은 1980년 최초의 국산호위함 울산함(1,500톤급)을 필두로 초계함(1,000톤급)을 건조하여 해역함대의 주력함정으로 활용한 후 선령 30년을 넘긴 함정부터 퇴역시켜 함정 인도를 희망하는 국가에 양도해왔다.

1993년부터 지금까지 11국가에 44척의 함정(초계함 8, 고속정 29, YUB 6, ICU 1)을 양도했으며 국산함정 운용국가가 잠재적 함정 구매국이 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국산 함정을 기반으로 ‘상호운용성’을 확대하여 수요를 창출하고 방산동맹 확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
 
셋째, Supply Chain의 글로벌화와 MRO 확대이다.

국산함정의 국산율이 70%를 넘어선 가운데 호위함급을 기준으로 협력업체는 200여 개, 장비는 160여 종에 달할 정도로 연계산업이 넓다.

한국은 조선업과 함께 함정건조사업이 발전해왔기 때문에 선박 건조와 관련된 연계산업의 Supply Chain이 세계 어느 곳보다 활성화돼 있는 상태이다.

이는 선박 건조에서 있어서 매우 유리한 환경적 조건이며 짧은 기간에 구축되기 어려운 독보적인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국산함정의 수출이 증가할수록 운용하는 국가와 Supply Chain 공유와 MRO 확대가 가능해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규모의 경제를 기대해볼 수 있다.
 
이상의 제언과 같이 한국함정의 수출전략은 세계 1위의 조선 기술력과 접목한 함정수출 패키지화 모델(표준선 기반의 함정 대량 건조 + 현지건조 지원 + MRO 사업)을 개발하여 이를 기반으로 국산함정 공유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활성화된 K-방산 기반의 Supply Chain의 세계화를 추구해 나가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 수출 확대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함정 수출은 가격과 기술경쟁력 확보가 전제되어야 가능하지만, 국가간 외교상태, 안보적 상황, 수입국의 자국 우선 정책과 같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요예측이 어렵고 협상 조건도 대상 국가별로 상이해 개별 업체 차원에서 이 모든 것을 추진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 방산수출 선진국들은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방산수출 컨트롤타워를 구축하여 신속한 의사결정 및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G2G 기반의 수출 패키지 구성, 저리 방산수출 금융 지원, 우방국 및 방산 수출 유망 국가를 대상으로 한 방산협력 네트워크 강화 등 다양한 수출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세계 4대 수출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관의 방산수출 컨트롤타워를 구성하고 선진국 수준으로 수출지원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며 기동장비, 유도무기 및 항공분야에 이어 함정 분야에서도 충분한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지난 4월 14일 방사청은 ‘함정 수출을 위한 Team Ship’을 결성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Team Ship이 그야말로 국가를 대표하는 Team Korea로 승화되어 개별 기업간의 이해관계보다는 국가 차원의 방산 수출 증진이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협의체 또는 단일화된 협상단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도 HD현대중공업은 미래 전장 환경에 부응하기 위한 핵심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방산 수출을 지속 확대함으로써 ‘방산보국’을 실현해 나갈 것이다.

  

2023년 06월28일 23시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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