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2010년을 바라보는 공군 KFX - 육군 KAH 개발사업 방향에 관한 최근 전망

전문
2001년 10월 이후 오랫동안 끌어 오던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 사업이 이제 출발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대통령 결재가 나지 않은 상태이고 전체 예산규모와 장기 예산계획에 KFX 예산배정에 대한 예산부처의 동의를 얻어야하기 때문에 사실은 진짜 결정 과정에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항상 예산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KFX 전투기 탐색개발비 문제
현재 알려진 바로는  탐색개발에 894 억원 규모이고 내년 착수예산으로 14억이 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 3,000여 억으로 추산되던  탐색개발예산이 상당한 수준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전체 규모는 5조 내외의 개발비와 13조 내외의 양산예산으로 대강의 규모가 잡힐 것으로 보인다.  개발비는 주로 2010-20년 기간에 분산되어 지출되고 현 정부 집권기간엔 탐색개발비 890 여억의 지출이 주로 이루어지기에 정부로서는 큰 부담없이 일단 출발을 하려고 하는 듯하지만 예산부처의 공무원들은 장기 예산계획을 고려하여 배정하기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낙 덩치가 크고 리스크가 큰 사업이기 때문이다.  리스크가 크기에 지난 10 여 년간 여러 정권을 걸치면서 고민만 길고 확실한 의사결정을 해오지 못했다. 

그러나 국가발전 전략에서 기술적 파급효과가 매우 큰 항공산업을 포기할 수 없고, 오히려 산업 전체의 기술수준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국가발전 전략상의 선택으로 이해되고 있다. 물론 무기체계의 정점에 있는 전투기를 국산화함으로써 자주국방의 초석을 삼는다는 원래 목적의 당위성도 중요했겠지만 우리의 경제발전 단계상 항공산업같은 고도의 기술산업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항공산업의 특성상 완성기 사업에 직접적인 도전은 어려울 것이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틈새시장을 뚫기 위해서라도 항공산업을 꾸려갈 기본적인 핵심기술을 확보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확실한 도전의지를 가지고 선택하지 않으면 포기할 수 밖에 없는 도전적인 선택을 요구하는 일이라는 의미이다.
 

국가전략으로 국산 전투기 개발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해왔지만 이 도전이 얼마나 무모하고 어리석게 보일 수 있는 도전인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도전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해서 독자적인 전투기를 개발해 오던  선진 항공기 제작국들이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을 포기해가는 상황에서 뒤늦게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에 도전한다는 것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어리석은 짓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미래를 위해 국방력 차원에서나 국가 경제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도전과 핵심기술의 확보는 어떤 경우에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도전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본을 갖추기까지는 수업료를 지불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공동개발이 되었던 무인전투기가 되었든 미래의 그림을 그릴 기본적인 자격을 갖추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사결정을 너무 늦게 하게 되면서 시간도 사실 늦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기회의 창이 닫히기 직전에 도전을 하기로 방향을 잡은 셈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무기 개발도 국가전략상의 새로운 산업에 대한 도전만도 아닌 것으로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데 매우 중요한 계기와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 주변의  강대국들 사이에서 업혀 지내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스스로 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준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매우 의미심장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사건이다. 한국정부의 KFX의 개발 도전의 배경에는 미국으로부터의 어느 정도 독립적인 위치를 가지고 싶어 하는 과거 두정권의 정치적인 포지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자주국방의 상징으로 한국형 전투기를 구상했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미국은 KFX 프로젝트에 대해 노골적인 불편한 심기를 표현하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정권이 바뀐 후에도  한국의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에 대한 의지가 변하지 않는 것을 보고 의아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KFX를 어차피 할 것이라면 미국이 필요한 핵심기술 이전을 거절하더라도 유럽이나 러시아를 통해 얻어낼 것과 이런 기술적 종속관계로 인해 미치게 될 정치-외교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에 결국 KFX에 대한  미국정부의 입장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즉 진짜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의지인 것이다. 물론 스텔스기를 포기하고 4.5 세대 기체로서 저가 전투기라는 방향을 잡은 배경에는 기술적 예산상의 문제도 있었지만 미국의 암묵적인 가이드 라인이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F-2를 개발할 때도 일본은 유러파이터에 가까운 스펙의 차세대 전투기를 구상하였지만  결국 미국이 일본의 독자전투기 개발을 반대하다가 허락하는 대신 미국과 공동개발을 이끌어내서 F-16 기반으로 가게 했던 역사와 그 배경이 비슷하다는 말이다.  즉 변형된 KFX의 스펙의 의미는 한국의 전투기 개발에 대한 도전이 정치-외교적인 의지에서 출발하기보다는 경제적-기술적 의도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쉽게 말해 미국으로부터의 벗어나려는 의도에서 자주국방이 아니라 동맹을 전제로 하면서 과거엔 업혀서 지내왔다면 이제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하겠다는 이야기이다.  다른 표현으로 서로 도움이 되는 동맹으로 가겠다는 의미이다. 

전투기 개발 주체
두 번째 중요한 이슈는 전투기의 개발 주체가 누가 될 것인가의 문제이다.  현재 KFX 사업의 기본구상과 개념연구 및  탐색개발은 ADD에서 진행하여 왔다. 그러나 어차피 전투기를 개발한다면 제작사인 KAI가 깊이 참여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KFX를 보내기위한 연합전선을 펼쳐왔다면 이제부터는 KT-1/T-50 개발사에서 벌어져왔던 누가 개발 주체가 되는 가에 대한 보이지 않는 경쟁이 시작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평가로는 KT-1의 기술은 진부한 것 같아도 핵심기술을 기초에서 부터 쌓아올린 것으로 그 기술이 다양한 무기개발에 적용되고 활용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비해 LM과 함께 T-50 개발에 참여한 KAI 의 기술은 항공기를 이렇게 개발한다는 기술적 절차와 툴을 이해하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실제 핵심기술에의 접근은 매우 제한적이었다는 것이 연구기관이나 항공학계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쉽게 표현해 외형은 KAI가 화려해 보이지만 실제는 ADD가 알차다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기술적인 수용력 (기술협력사에게서 기술을 빼오는 능력)은 ADD가 정평이 나있다.  그래서 이를 경험한 외국방산업체들은  ADD와의 기술협력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록히드마틴사가  T-50을 개발하면서 연구소인 ADD 보다는 제작사인 KAI로  파트너로 바꿀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 배경에는 이런 현실이 숨어있다.  어쨌든 탐색개발까지는 ADD가 하는 것이 맞지만 체계개발은 실제 양산을 하게될  제작사가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과,  KFX 사업은 기술적 도전이 핵심이므로 ADD가 중심이 되어 개발을 수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기술 협력을 통해 기술을 확보해가며 개발해야하는 입장이라 ADD가 중심이 되는 것이 좀 더 장점이 많아 보이지만 어느 쪽이든 양측이 충분하게 긴밀한 연계를 가지기만 한다면 사실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결국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결국 조직 이기주의간의 싸움으로 번지게 될 것 같아 걱정이 되는 것이다. 

단발엔진, 쌍발엔진
이것은 단발 쌍발 문제와 겹쳐서 오버랩 되고 있다.  현재 단발기는 32000 lbs 급 엔진을 사용하는 것인데 kAI 내부에서는 T-50 기체를 대형화하여 단발기로 가는 방향의 타당성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단발기라도 자중이 9.5톤 이상 되는 것으로 6톤 내외의 T-50과는 디자인상 공통성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사실상 전혀 다른 기체로 봐야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논의가 나오는 것은 결국 T-50 과의 연계성을 통해 개발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반대로 ADD는 느긋한 입장이다.  KAI 스스로는 섣불리 손대기 어려운 기술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저피탐을 위한 형상설계 같은 것이나 전자장비들의 통합, 무장통합 등이 그러하다.   ADD는 5 조면 4.5 세대 전투기로서 유러파이터나 라팔보다는 확실하게 낮은 수준의 저피탐 능력을 가진 전투기 개발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분명하게 이것은 ADD가 중심이 되어 할 때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이 문제는 제도상의 문제와 기술력의 문제가 겹쳐 있고 또한 정체성의 문제도 얽혀있다.  즉 국방 연구와 개발 체제가 얽혀 있던 시절에는 핵심기술 연구를 통해 기술력을 가진 ADD 가 주체가 되어 개발관리를 수행해왔다.  과거에 기술수준으로는 이런 통합적인 모델이 효율적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제 업체의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고 업체 자체의 투자로 무기를 개발하는 단계에 와 있다.  그렇기에 과연 어떤 구도의 연구-개발 체제를 가져야하는지 불확실한 과도기 상태에 있는 것이다.  ADD는 핵심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체계개발은 업체중심으로 해야 하는 것이 큰 그림에서 맞는 방안이 분명하다. 이런 변화를 시도하다가 그나마 간신히 살려온 불씨를 꺼트릴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는 아직도 부족한 기술이 많이 있는 상황으로서 무기체계 개발의 기회를 통해 더 많은 핵심기술을 확보해야만 한다는 현실은 변함이 없다.  현재로는 어떤 모델이 좋은지 사실 누구도 모른다는 것이 옳을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형식논리의 틀에서 이 문제를 보는 것보다는 실제로 어떻게 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기술개발 동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단계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어렵게 얻어낸 국산전투기 개발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조직 이기주의에서 출발한  집안 싸움하다가 망쳐버리지 말고 ,정부 연구기관들과 업체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아봐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재점화 되는 한국형 공격헬기 KAH 개발사업

역시 30억의 착수예산 배정이 합의된 상태로서 7000억의 예산을 들여 2018년까지 공격헬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 공격헬기가  KUH 기반이 될지 아니면 체급이 다른 경공격헬기가 될지 논쟁이 많은 상태이다. 먼저 시급한  AHX 사업을 신조기로 할지 중고 아파치로 할지 논쟁중이라면 KAH 는  체급상의 문제로 논란이 많은 것이다.  육군이나 방사청은 중고 아파치에 ARH 타입의 상용헬기를 개조하는 경공격헬기 개발 생산방안을 예산과 일정을 모두 충족시키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KAI는 당연히 KUH 기반의 공격헬기 개발을 원하고 있는데 사실 수요만 있다면 이미  개발한 기체를 최대한 이용하여 파생형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전략이 될 것이다. 그러나 2012년 주한미군 아파치 철수에 따른 전력공백을 생각할 때 KUH 기반의 KAH를 기다릴 시간은 없다.  당장의 전력공백은 AHX 로 막더라도 나머지 200 여대를 모두 아파치와 동급의 체급을 가지는 KUH 기반의 KAH로 생산한다는 것도 비현실적인 방안이다.  생산비 및 운용유지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육군항공사령부와 방사청의  결론은 AHX 와 경공격헬기로 나누는 것이었고 이것을 뒤집기위해 KAI가 엄청나게 노력을 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이 방안으로 가는 것이 거의 분명해 보인다. 

이런 방안의 문제점은 KUH와의 연계성이 없어져서 모처럼 투자하여 확보한 기술을 활용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데 있을 것이다. KUH 개발 인력이 일감이 없어지면 다시 흩어지면서 기술적인 연속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생각할 때 구형 헬기를 개량 개발하는데 3년 참여한 것이 전부인 KAI가 아파치 체급의 대형 공격헬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은 사실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비현실적인 이야기이다. 그리고 KUH 기반 KAH를 하든 경공격헬기로 개발하든 결국 KAI의 헬기 개발인력들이 하게 될 것이기에 KAH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중요하지 어느 체급으로 하느냐는 KAI 업체 이익에는 큰 이슈가 되겠지만 기술인력 유지 면에서는 문제가 안 된다. 

가장 좋은 방안은 헬기 사업이 5년 정도먼저 진행되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진행되었더라면 KUH-KAH 연계형을 셋트로 개발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현재 항공기 개발 사업의 제일 큰 문제점은  의시결정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허비하면서 기회를 놓치고 노후기 교체시기에 매달리게 된다는 점이다.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방법을 찾지 않는다면 아마도 우리는 제대로 된 항공기를 개발하는 것을 포기해야하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 

경공격헬기라도 일본의 OH-1 처럼 체급만 작은 공격헬기 스타일이 있고, 상용헬기를 개조한 ARH 스타일도 있을 수 있는데 현재로는 비용을 고려하여 상용헬기를 개량한 ARH 스타일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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